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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내가 환상을 보고 있는 것은 아닌지 확인해볼 생각으로 나는 다시 한 번 격렬히 눈을 부볐다. 그런 내 행동이 우스웠는지 눈 앞의 그녀는 짓궂게 씨익 웃었다. 그녀는 느긋하게 내가 침착해지기를 기다릴 요량인지 입에 이름 모를 연붉은 꽃을 입에 물고 이런저런 표정을 지어본다. 그러면서도 마주 보고 있다보면 자기도 모르는 새에 빨려 들어갈 것만 같이 투명한 얼그레이 색의 둥근 눈동자가 내 일거수 일투족 하나하나에 기뻐하고 슬퍼하는게 눈에 들어왔다. 스스로를 공원에서 꽃을 꺾으려는 어린 아이를 말려주었다고 은혜를 갚으러 온 꽃이라고 자칭하는 아가씨를 마주한 기묘한 상황에 한 숨을 쉬자 풀이 죽은 듯 어깨가 추욱 늘어지고, 어쩔 수 없나라고 중얼거리자 금새 코끝이 반짝거릴 만큼 화색이 되어 맑은 미소를 짓는다. 내가 귀여운 아가씨에게 약했던 것은 하루이틀이 아니니까, 라고 자포자기하듯 중얼거리며 내 목에 두르고 있던 목도리를 그녀의 목에 둘러 주었다. 입김이 나올 정도로 싸늘한 날씨다. 이런 얇은 원피스를 입고 있어서야 꽃이든, 사람이든 찬바람에 몸을 떨 것이다.
 "일단 저기 벚나무가 피어 있는 카페에라도 들어가서 잠깐 이야기할까? 그렇게 입고 있으면 추우니까 따뜻한 코코아라도 마시지 않으면 몸이 버티질 못해."
자 신을 꽃이라고 밝힌 그녀는 샐쭉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머리속이 도화지처럼 하얗게 변할 정도로 매력적인 미소였다. 나는 당황해서 꼴사납게도 허둥거리며 발걸음을 옮겼다. 그러자 그녀는 종종 걸음으로 따라와 나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나는 묻고 싶은 것이 잔뜩 있었지만 '테라 포밍을 한거야?' 라던가 '대마법사 하이낙스는?'라던가 물어봤다간 지독한 비상식인이 되어버릴 것이므로 꾹 눌러 참았다. 하지만 결국 마지막 한 마디 하는 것을 참지 못했다.
 "이름은 플로라면 되려나?"
그녀는 깜짝 놀라 동그란 눈으로 내쪽을 응시했다. 아마 나는 부끄러움으로 잔뜩 붉어진 얼굴을 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어째선지 바보같은 웃음이 멈추지 않아 볼을 긁적거리며 슬며시 시선을 피했다. 그런 내 모습이 재미있었는지 그녀는 소악마 같은 미소를 지으며 입에 물고 있던 꽃을 내려놓고 말했다.
 "물론이에요."



이것 또한 위장 누님과의 합작


이런 글이 꽤나 있지만 올리는건 이것으로...

  • ?
    위장 2009.10.19 19:01(*.181.64.75)

    오........................오글거림사 orz

  • ?
    별소나기 2009.10.19 19:06(*.217.6.7)

     잠깐 오글거림사는 뭐얔 ㅋㅋㅋ

  • ?
    Gentle Bae 2009.10.20 07:35(*.27.134.70)

    올리신 글 두개 - 문체도 아름답고 분위기도 사랑스럽습니다.

    다만 점점 빠져드려 할때 찬물끼얹듯 끝나버리는게 아쉽네요 히

  • ?
    별소나기 2009.10.20 20:39(*.217.6.6)

    윽... 저도 개인적으로 '더 길게 쓰면 좋을텐데..'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잘 안되더라구요 orz

    길게 써내려가다보면 글이 늘어진다고 해야하나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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