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 쓰기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전에 올렸던 글입니다.
B에 대해서 몇몇 분들이 추측해주셨는데요. B는 아래 장미 이름의 머릿글자입니다. 아래 글은 소설입니다. 대부분이 픽션입니다.
하지만 모델은 있습니다. 제가 저 아가씨를 실제로 좋아하고 있으니까 제일 중요한 부분이 사실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광화문 광장을 좋하는 것도 사실이고요.
2년동안 준비한 시험을 1주일 앞두고 잠 안자고 뭐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오늘밤 편하게 자지는 못할 거 같아요.
장미에도 종류가 있데요.
그녀와 나는 어렸을적부터 친구였다. 그녀는 꽤나 예쁜 아가씨였고 남자들에게 인기가 있었다. 그녀와 친하게 지낸 덕에 난 여러 남자들로부터 협박을 듣기도 했고( 두들겨 맞지는 않았다.) 혹은 집배원도 아니면서 애정이 담긴 수 많은 편지나 쪽지들을 전달해주는 역할을 맡아야 했다. 그녀는 대개 그런 것들에 무관심했지만 때때로 마음에 드는 남자와 데이트를 하기도 했고 몇몇 인기 많은 남자들- 운동부 주장이나, 학생회장, 기타 등등의 유명인들과- 과 사귀기도 했다.
연애를 하느라 바빴겠지만 그녀를 늘 우정으로 날 대해주었다. 가끔 데이트가 없는 주말이면 밥을 같이 먹거나 영화를 보기도 했다. 이런 그녀에게 이성으로서 애정을 품지 않았냐고 묻는다면 난 단.호.하.게 아니! 라고 대답할 것이다. 사실 그녀가 미인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이성으로 흥미를 느낄만큼 나이를 먹었을 즈음에는 그녀는 늘 나와는 비교도 안 될만큼 멋진 남자들의 애정공세에 지쳐있었다. 나는 주로 그녀를 위로를 해주는 친구(대개 동성 친구들이 이런 역활을 하지만)역활을 해야 했고 그녀로부터 수 없이 남자친구와의 문제를 듣고 상담에 응했다.
이런 난 도저히 그녀에게 좋아한다는 말을 꺼낼 수 없었다. 그녀를 이성으로 느끼는 감정은 이미 빈 박스에 담아 꼼꼼히 테이프로 붙인채 우주 어딘가로 쏘아 보낸지 오래였다. 혹은 태양에 근접해 다 타버렸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가을이라고 했지만 아직 따스했기에 걷기에 꽤나 좋은 날씨였다. 주말 오전이었기에 거리는 한산했다. 난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장군의 동상을 바라보았다. 하마터면 독도로 가실뻔한 장군님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노라니 참 돌아가신 후에도 고생하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와 그녀는 이 거리를 좋아했다. 사실 그녀가 왜 이 거리를 좋아하는지는 알지 못했다. 하지만 나의 경우에는 오른쪽 지하에 위치한 커다란 서점(난 책을 읽는것 만큼 책에 둘러싸여 있는 걸 좋아했다.), 왼쪽에는 종종 클래식 연주를 들으러가는 회관 그리고 정면에 있는 낡지만 아름다운 고궁의 모습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 거리를 사랑한건 10대였을때 부터였고 이곳을 고향으로 정하고 싶다는 느낌을 받을정도였다. 물론 8차선 한복판에서 아이가 태어났다면 좀 곤란하겠지만 어쨌든 이 거리에 대한 나의 애정은 각별한 것이었다.
우리는 여러 고층 빌딩을 옆으로 해서 걸었다. 늘 부산하던 이곳이 이렇게 고요할때도 있구나. 왠지 모를 서먹함이 느껴졌다. 그녀는 베이지색의 긴 코트와 검은 부츠를 신고 있었기에 큰 키와 날씬한 몸이 더욱 두드러져 보였다. 애초에 큰 키에다가 높은 구두굽이 그녀의 키를 더욱 크게 만들어서 거의 나와 비슷할 정도였다. 난 늘 그렇듯이 그녀의 옆 얼굴을 흘끔 거리면서 걸었다. 작은 얼굴에 이목구비가 잘 어울어져 꽤나 귀여운 인상을 주었다. 새삼그럽게 다시금 그녀가 아름답다는 생각을 했다. 이제는 어린 시절의 모습을 찾아 볼 수 없지만 여전히 나의 친구였고 익숙한 사람이었다. 굳게 닫힌 내 마음속에서 들어와있는 몇 안돼는 사람들 중에 하나였기 때문에 그녀는 매우 소중했다.
"비류, 나 요즘 만나는 사람 있어."
"아? 그래."
그녀 같은 미인에게 만나는 남자가 있다는 건 그리 놀랄 일이 아니었기에 별 다른 생각은 없었다. 그런데
"결혼할지도 몰라."
"에.......정말?"
나는 눈을 크게 뜨고 물어봤다. 사실 이제 슬슬 결혼한다해도 이상하지 않을 나이였다. 하지만 이건 좀 갑작스러운데
"만난지 오래된건 아닌데. 웬지 이 정도면 됐다 싶더라고."
"......네가 그렇게 느낀다면 뭐, 괜찮은거겠지."
나는 최대한 나의 감정이 드러내지 않도록 또박또박 말했다. 그래도 목소리 끝이 떨려오는 것을 억제하지 못한듯한 느낌이 든다.
"너는 어때?"
"나아?"
물론 벌써 이 나이에 내가 스스로를 인생의 패배자로 규정짓기에는 아직 이른감이 있지만 흔히 세상에서 날 봤을때 성공한 그런 남자는 아니였다. 좀 더 편한길을 갈걸 하는 생각도 들지만 꿈과 도전이 없는 나는 이미 내가 아니였고 이 나이에 벌써 무언가를 지키면서 살아가고 싶지는 않았다. 그 대가로 얻은 건 백수라는 타이틀이었다. 물론 이대로 죽 백수로 지낼 리는 없겠지만 가끔 먼저 사회에 뛰어든 친구들을 보면 초조해지는 건 어쩔 수 없었다.
"난 아직 결혼은 생각 없어. 준비도 안됐고 천천히 할 생각이야."
그녀는 잠자코 내 말을 듣고 있었다. 이런 어색한 상황이라니. 난 뭔가 말해야했다. 그래서 끄집어낸 단어는
"축하해."
"......"
웬지 해서는 안 될 말을 한 거 같다. 침묵이 나와 그녀 사이를 가득 매웠고 난 거기서 허우적대다 익사할 지경이었다.
"괜찮아?"
"응?"
"나 결혼해도 괜찮냐고?"
순간 머리속이 새하얗게 변했다. 무슨 소리를 하는거냐. 네가 결혼하는데 내 허락따윈 필요없잖아. 그런건 네 부모님이나 혹은 네 언니 등에게 물어보는 편이 더 어울리는 질문이다. 난 그냥 네 주위에 있을 수 많은 인간들 중에 하나잖아. 친구의 이름으로 말하겠는데 나같은 건 무시해도 좋아. 정말이야 나 같은건 그냥.......
"괜찮아?"
그녀가 한 번 더 묻자 온 몸에서 무언가 끓어오르는 듯한 느낌에 난 참을 수가 없었다. 고개를 들어 그녀의 눈을 바라보았을 때 목 안에서 무언가 울컥하면서 치밀어 올라왔다 . 난 이를 꽉 깨물었다. 수 없이 봤을 이 눈동자가 왜 이리 서글프게 느껴지는 도저히 알 수 없는 일이었다. 슬픈 것은 그녀의 눈동자인가 아니면 그녀의 눈동자에 담겨 있는 나의 눈동자인가. 뭐라고 말이라도 해준다면 좋겠는데.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입안은 바싹 마르고 뭐라고 말하기 위해 입술을 뗀 그 순간
우주 안드로메다 어디쯤 날아가 있을 내 감정이 담긴 박스가 지상으로 낙하하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대로 떨어지게 내버려둔다면 난 스스로를 억제할 수 없을 것이다. 나이를 많이 먹고 하고 싶은 일보다는 해야 할 일에 우선순위를 둘 만큼 이성적으로 변했지만 나 역시 인간이었다. 이대로 있을수는 없었다. 심장이 쿵쾅거리며 그대로 폭발해버리기 직전이었다.
"누군지 몰라도 너 데려가는 사람 정말 행복할거야. 넌 정말 멋진 녀석이니까. 하하하!"
난 일부로 소리내어 웃어보였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난 연기의 달인이었고 이 서글픈 상황속에서 행복해서 웃음에 가득 찬 누군가의 얼굴을 흉내내보였다. 입술 끝이 올라가는 정도 미소지을때 생기는 주름, 살짝 가늘어지는 눈꼬리까지 모두 완벽하게 재연했다.
늘 잘 웃는 그녀도 역시 따라서 미소지었다. 그런데 그 미소가 어느정도로 끔찍했냐면 차라리 그냥 울상인 얼굴을 하는 것이 오히려 덜 서글퍼 보일정도 였다. 늘 활짝 웃는 너도 이렇게 웃을 때가 있구나. 나는 슬픔과 죄책감이 적당히 반죽된 둔기로 얻어맞은 느낌이었지만 나는 내가 해야 할 일을 해냈다.
친구로서.
그녀는 다시 앞으로 걷기 시작했다. 불어오는 가을바람에 살짝 흩날리는 코트 자락과 어깨를 살짝 스치는 부드러운 머리카락 모든 것이 멋졌다. 넌 정말 아름다워. 이제는 옆에 서서 걷는 것 마저 허락되지 않을 날이 올 것이다. 하지만 이 정도로 만족해야겠지. 너와 친구
일 수 있어서 행복했어. 그리고
.............
늘 그렇듯이 난 그녀에게 평생 하지 못할 말을 속으로 삼켰다
캄사합니다. 1인칭은 네 단편이 좋죠. 자폐적이어서 그런지 1인칭 시점의 글만 쓰다가 작년에 3칭으로 하나 써보니 어색하고 밋밋하더라고요. 그래도 이런저런 시도를 많이 해보려 합니다.
오타수정했고요. 시험은.........뭐...........결국엔 다 좋아질거라고 믿고 있어요.
| 번호 | 제목 | 글쓴이 | 조회 수 | 날짜 |
|---|---|---|---|---|
| 45 | 혹한의 여왕7 [1] | 해츨링 | 4318 | 2010.09.12 |
| 44 | 2분만에 너를 죽여주겠어. - 5 - [3] | 레이즌 | 4164 | 2010.08.28 |
| 43 | 2분만에 너를 죽여주겠어. - 4 - | 레이즌 | 3569 | 2010.08.28 |
| 42 | 2분만에 너를 죽여주겠어. - 3 - | 레이즌 | 4303 | 2010.08.28 |
| 41 | 2분만에 너를 죽여주겠어. - 2 - | 레이즌 | 3789 | 2010.08.28 |
| 40 | 2분만에 너를 죽여주겠어. - 1 - | 레이즌 | 3988 | 2010.08.28 |
| 39 | [습작.詩] 4시 3분 | shadow of the sky | 3435 | 2010.08.03 |
| 38 | 벚꽃 위에 내린 눈 [4] | darkkid | 3869 | 2010.07.16 |
| 37 | 혹한의 여왕6 [2] | 해츨링 | 3903 | 2010.07.11 |
| 36 | 혹한의 여왕5 [1] | 해츨링 | 3328 | 2010.07.05 |
| 35 | 혹한의 여왕4 [2] | 해츨링 | 3594 | 2010.07.04 |
| 34 | [습작] 낙원에서 죽다. [1] | shadow of the sky | 4360 | 2010.06.15 |
| » |
B이야기
[2] |
비류 | 3359 | 2010.06.07 |
| 32 | 9 - 1 [납치] [2] | Bomberic Angel | 4092 | 2010.06.03 |
| 31 | wastepaper_Happy Ending [3] | 슈휀 | 2939 | 2010.05.12 |
| 30 | 개들의 도시 - 비 내리는 밤(2) [3] | 소요유 | 3924 | 2010.05.11 |
| 29 | [습작] 역행유희 (逆行遊戱) - 회랑 (回廊) [2] | shadow of the sky | 2748 | 2010.05.04 |
| 28 | 개들의 도시 - 비 내리는 밤 [2] | 소요유 | 3795 | 2010.03.26 |
| 27 | [단편] 여신(女神)의 노래 [1] | shadow of the sky | 3491 | 2010.02.26 |
| 26 | 『Enter The Legend』 -01 ~05 - Draupnir, Nemodori | Nemo | 2866 | 2010.02.19 |
잘 읽었습니다.
단편 쓰기엔 1인칭이 참 좋은 것 같아요.
주관에 기대어 짧은 시간에 감정처리까지 끝 마칠 수 있으니까요.
게다가 제 생각만 그런지 모르겠지만, 1인칭은 굉장히 몰입이 잘되더군요. -_-a
오타하나만 지적하겠습니다.
[역활 => 역할] 로 바꾸는 게 어떨까요?
PS) 무슨 시험인지는 모르겠지만 좋은 결과있길 바랄게요. 화이팅!